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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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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5. 01:16 추억쌓기

합천읍에 있는 정양늪에는 생태전시관도 있고,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와 자주 놀러갑니다. 계절에 따라서 겨울과 봄엔 철새 구경을 하기에 좋고, 여름엔 연꽃이 아름답습니다.


요즘은 연밥(연꽃의 열매)이 다 익어서 매달려 있고, 청둥오리 새끼들이 커서 돌아다니는데 귀엽습니다. 나무데크로 해서 만들어진 산책길은 천천히 걸으면 20분정도? 밖에 안 되서 가족나들이 장소로 괜찮습니다.



옆에 정양늪생태전시관도 있지만 방문자수는 그다지 많지 않아서 편안하게 사진 찍고 쉴 수 있는 장소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이번엔 색다른 걸 발견 했습니다.


나무데크 아래로 큼지막한 덪이 두개씩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더군요.



크기는 대략 40 X 40 X 80 cm 정도 되고 미끼로는 당근이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보자마자 뭘 잡으려고 설치했는지 느낌이 오더군요. 바로 뉴트리아! 우리나라에 모피와 고기를 목적으로 수입되었는데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자 버려져서 퍼졌다고 합니다.


* 미끼를 당근으로 해둔 것을 보니 철새들은 당근을 잘 안 먹는 모양입니다. ㅎㅎ


사실 뉴트리아 모피가 부드러운지는 모르겠지만 생긴 모습이 큰 쥐처럼 생겨서 혐오스러움 때문에 과연 모피옷 같은 걸로 만들어도 입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가 궁금하네요.



역시나 3번째 덪에 큼지막한 뉴트리아 한마리가 잡혀 있더군요. 생긴걸 본다면 야행성이라서 밤에 돌아다니다가 잡힌 모양입니다.


그래서 체력이 다 떨어져서 조용한건지.. 아니면 야행성이라 낮에는 조용한건지 별로 움직임도 없이 조용히 있더군요. 쭉 가면서 보니 12개의 덪에 2마리가 잡혀 있었습니다. 작년엔 한번도 못 봐서 좀 줄었나 생각했었는데 아닌 모양입니다. 



나무산책로가 끝나는 곳에서는 돌 징검다리로 이어집니다. 물이 맑지 않아서 좀 아쉽지만 그래도 돌 징검다리를 건너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정양늪 둘레로 해서 산책로가 연결됩니다. 한쪽길은 황강으로도 이어지는 길이 있는 것 같은데 그쪽으로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정양늪 둘레로 해서 가다보면 장군주먹과 발자국 바위 전설이라는 푯말도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구전에 따르면 신라와 백제가 정양늪을 사이에 두고 대양면 하회마을 뒷산 성(신라)과 고소산성(백제)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신라장수가 진지를 둘러보기 위해 용주면 성차골 먼당 산성에서 출발하여 용주면 안버러실 먼당에 첫발을 디딘 후(첫 번째 왼쪽 발자국이 바위에 남아있었으나, 수목이 우거져 현재는 위치를 알 수 없음) 하회마을 참능 먼당의 바위에 오른 발을 디디며 생긴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이를 [장군 발자국 바위] 라 한다.

이 때 몸이 미끄러지면서 정양늪에 빠질 위험에 처하자 손을 뻗어 주먹으로 바위를 짚으면서 위기를 모면했는데, 그 때 주먹으로 짚은 자국이 이곳에 남아 있다 하여 [장군 주먹 바위]라고 불리게 되었다."


* 먼당 : 산먼당의 준말로 산마루의 경남 방언


그리고 그 푯말 옆에 사람도 들어갈만한 웅덩이가 보이네요. 여기까지는 대략 30분 정도 천천히 걸어오면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로도 길은 계속 이어지네요.


정양늪은 재미있는 합천의 전설도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산책로입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