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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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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31. 15:49 추억쌓기

바둑아~ 어딨니~ 맨날 늦잠을 자던 우리 꼬맹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둑이를 찾아서 이웃집들을 기웃거리며 한 바퀴 휭 돌아오더니 안 보인다고 시무룩하더군요.

그러다 뒷집 할머니댁 쪽을 한참 빤히 쳐다보더니 애달픈 목소리로 바둑아~ 어딨니~라고 몇 번을 불렀습니다. 보고 있는 제가 맹맹하더군요. 학교 갈 준비 해야지? 하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지만, 그 기분이 오래가겠죠....

바둑이는 강아지가 아니고 고양이입니다. 바로 뒷집 할머니께서 키우시는 팬텀이가 두 번째, 작년에 낳은 검댕이의 새끼입니다.

 

팬텀이와는 달리 검댕이는 집고양이 분위기보다는 길고양이 성격이 많아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중순쯤 두 마리 새끼를 데리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지금은 대략 4개월 정도 되었겠네요. 희고 까만색은 바둑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노란색 얼룩이 있는 새끼고양이는 얼룩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뒤로도 여기 저기 자리를 옮기고 다녔는데 저희 집 나무 창고, 평상, 집 뒤에 나무 쌓아놓은 곳에서도 며칠씩 지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내와 딸이 홈플러스에서 고양이 간식과 사료를 사다가 가끔씩 챙겨주면서 저희 집으로 더 자주 놀러 오고 와서 노는 시간도 더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검댕이는 길고양이 성격이 많아서인지 사료줄 때도 할퀴려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바둑이는 호기심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서 조금 더 다가오고, 얼룩이는 겁이 많아서인지 좀 거리를 뒀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얼룩이가 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 보이니 좀 걱정은 많이 되었지만, 대략 3개월쯤 된 상태라서 분가시킨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검댕이가 바둑이와 얼룩이를 두고 다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서 그게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따로 노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바둑이가 저희 꼬맹이랑도 더 친해졌습니다.

사료를 주다가 검댕이가 한번 할퀸 다음부터는 가까이 오기만 해도 겁을 먹었었는데 제가 바둑이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기 시작하니깐 부러워하더군요.

사료를 주는데 바둑이가 먼저 달려와서 머리를 들이대고 닿기도 하고, 겁을 먹지 않으면 할퀴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고 해서 그런지 며칠 지나니 용기를 내서 등을 쓰다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또 며칠 지나니 편하게 등을 쓰다듬고 꼬리를 잡고 친해졌습니다. 고양이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놀아주기도 하고 그렇게 가까워졌는데 이번 주 초등학교를 개학하면서 같이 놀아주지 못하게 될 걸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 저녁 사료를 먹다 사라지고서는 아직까지 안 오네요... 어미 검댕이는 그 후로도 하루에 2번 정도 꼬박꼬박 와서는 밥 달라고 냐옹~ 냐옹~ 난리입니다.

그전에도 하루이틀 정도는 오지 않았을 때도 종종 있었는데 우리 꼬맹이는 그동안 정이 많이 쌓인 모양입니다. 학교 갔다 오자마자 바둑이 걱정을 하더니 이젠 여기저기 찾아다니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바둑아~ 어딧니~ 찾아서 부르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마음이 찡... 하네요.

그전에도 저희 꼬맹이가 바둑아 어딨니~ 하고 부르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놀고 싶어서인지 어디선가 숨어있다가 후두둑~ 뛰어나오기도 했었는데... 안 보이는 게 근처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근처에서 야옹~ 고양이 울음소리만 들려도 두리번 거리게 되고, 애타게 찾는데 나흘째 보이지 않네요. 이젠 검댕이만 보면 바둑이를 데리고 오라고 한소리씩 합니다.

훔... 생각해보니 벌써 4개월 정도 된 상태, 어미보다야 한참 작지만 이젠 덩치도 좀 되니 아무래도 검댕이가 분가시킨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계속 안 보이면 꼬맹이의 걱정도 커질 텐데....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처음부터 우려해서 먹이가지고 싸우지 말라고 일부러 사료 그릇도 3개로 해서 나눠주고 신경을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고양이의 습성에 영향을 주기엔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반려동물을 그전부터 키울까? 하면서도 못 키우고 있었던게 감성적으로 좋은 점도 있지만,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있어서였는데 역시 마음은 해결이 쉽지 않네요.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