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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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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1. 23:59 추억쌓기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보니 야간에 바닷가에서 해루질하던 사진이 있어서 옮겨봤습니다. 계절에 따라서 바닷속 생물들도 다를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무엇보다 조류(밀물과 썰물)의 차이도 많이 난다는 걸 올해 알았습니다.

제가 경남 창원(마산)으로 가끔 놀러가는데 봄에는 물때에 따라서 보름과 그믐 근처에는 자정 정도의 시간에도 물이 많이 빠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여름엔 안 그렇더군요.

여름철엔 자정시간대 썰물, 밀물에는 물빠짐이 별로 없습니다. 새벽 4~ 5시 정도 썰물이 잡히는 날에나 물이 좀 빠집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대를 맞추기가 어렵더군요.

 

저희가 활동하기엔 자정정도까지가 딱 정당한데... 그래서 8월에는 마음먹고 꼬맹이 야간수영 놀이를 했습니다. 7월엔 해루질용 가슴장화를 입은 상태에서 손을 잡고 가슴 정도 오는 깊이에서 퐁당퐁당.

8월에는 한시간 반 정도 해루질을 하고 그다음에 가슴장화는 밖에다 벗어 놓고 퐁당퐁당 야간 수영을 즐겼습니다. 낮시간에 해수욕장에서 노는 것보다 훨씬 낫더군요.

뜨거운 햇볕도 피할 필요도 없고, 바다물은 충분히 따뜻해서 추운 느낌도 없습니다. 단지 어둡다는 게 문제인데 헤드랜턴을 끼고 노는 거라서 딱히 불편함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썰물에도 물이 별로 빠지지가 않아서 가슴장화를 입고 배 깊이 정도 들어가서는 문어라든지, 개조개 같은 건 전혀 보이지가 않더군요. 대신 작은 물고기와 박하지(돌게)만 제법 보입니다.

올여름엔 새끼 학꽁치도 보이더군요. 낮에는 보기 힘든 물고기들도 많이 보고, 아이의 자연교육에는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봄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많이 잡지는 못 했지만 문어와 골뱅이, 촛대고둥이 하나씩 보이네요.

한밤중에 해루질을 하러 나가서 보면 정말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낮 시간에는 정말 잔잔한 잔챙이들만 보이는데 그보다 큰 물고기들도 보이고, 졸고 있어서 인지 움직임도 느려서 관찰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느리디 느린 물고기채로도 쉽게 잡을 수 있을 때도 많습니다. 박하지도 처음 보기엔 느릿느릿하지만 잡으려고 하다 실수하면 한순간 슉~ 사라져 버립니다.

문어의 움직임도 동영상으로는 자주 봤지만 실제 바다속에서 헤엄치고 다니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팔팔하게 살아서 달라붙는 문어다리를 보고 꼬맹이도 신기해하고~ ㅎ

야간에 해루질을 하는 거라서 두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길어야 두세 시간 노는 것에 불과하지만 정말 재미난 시간인 것 같습니다.

 

문어는 집에 오자마자 바로 손질해 뒀다가 다음날 데쳐서 반찬을 해먹는데 역시 직접 잡은 거라서 그런지 부드럽고 맛도 좋네요. ㅎㅎㅎ

단지 아쉬운 점은 마산은 그렇게 해산물이 풍부한 바다가 아니라서 문어는 못 잡을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작년에 남해군에 놀러 갔더니 고작 20분 정도만에 손바닥만 한 박하지를 열 댓마리 잡았습니다.

서해안 쪽에서 안면도 등에서 해루질한 사진을 올려놓으신 분들 보면 정말 대박이죠~ 어디 수산시장에서 팔아도 될 정도의 양을 두시간 만에 잡았다고 사진을 많이 올려놓습니다.

수확물 쪽에선 마산 쪽은 영~ 부족한데 아이와 놀기에는 뭐 상관없지 않나 싶습니다. 올 가을에도 시간내서 해루질을 가봐야겠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