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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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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21. 22:27 시골이야기

쉽게 이해가 안 되는 추리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시골 마을로 지하수를 양수기로 끌어서 수도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소요되는 전기 요금을 각 주택 사용량에 맞춰서 분배합니다.

그런데 시골이다 보니 마을 이장, 사람들 허락도 안 받고 모르게 수도 시설을 만들어서 연결시켜 놓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은 당연히 수도 계량기도 설치해 놓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제가 마을 수도요금 정산업무를 맡았는데 작년 초부터 나오는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서 어떻게든 전기세를 낮출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노후화된 수도관으로 인해 누수가 심하다는 거라서 누수 공사부터 진행하고, 또한 허락없이 사용하고 있는 수도도 이번 기회에 찾아서 차단할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왠지 눈길이 가는 오래된 절 건물

수도 누수 탐지 업체분들과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고, 혼자서 또 찾아다니면서 이장님, 주민들도 모르게 사용하는 수도 시설을 2군데 발견했습니다. 

한 군데는 제사 때에만 쓴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분위기인데... 다른 한 군데가 문제입니다.

마을에서 좀 떨어진 하천 도로변에 7년 정도 전에 컨테니어박스를 하나 설치해 놓고 2년 정도? 거주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거기도 수도시설을 설치해 두고 마음대로 물을 끌어다 쓴 것 같은데 정작 계량기는 설치 안 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이 몸이 안 좋다고 마을 분들도 알면서도 그냥 두신 듯 싶네요.

그 뒤에 요양 병원 가면서 그냥 폐가로 방치되었습니다. 그 뒤에 멀지 않은 곳에 대형 국도 공사현장이 생겼는데 살수차량들이 그 컨테이너 박스 옆 하천에서 물을 끌어다 살수를 하게 되면서 살수차량 기사들이 거기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재작년 겨울에는 땔나무를 가지고 와서 불을 떼기도 하는 걸 종종 봤습니다. 웬일인지 올 겨울에는 통나무를 잔뜩 가지고 왔다가 불도 안 피우고, 다 치웠더군요.

 

다른 계절에는 잡초로 뒤덮여 보이지도 않았을 외부 수도

그런데 그 기사들이 수돗물도 썼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폐가 주변에 큰 플라스틱 통과 통나무들도 쌓여 있고, 잡초도 많아서 종종 지나가면서도 외부에 수도가 있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이 번에 제가 가서 살펴보니 물은 안 나오더군요. 그리고 주변을 살펴봐도 수도계량기가 안 보이는 게 차단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추리!!!
도대체 누가 그 수도를 잠겄을까요? 지난봄 여름만 하더라도 고기도 구워 먹고 겨울을 대비해서 장작용 큰 통나무들 까지 잔뜩 쌓아놨던데 무슨 이유에선지 얼마 전에 치웠습니다.

그 말인즉, 누가 못하게 막았다는건데... 마을 이장, 총무, 마을 분들이 그 살수차 기사들에게 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측해 보면 수돗물이 안 나와서 거기서 뭘 하는 걸 그만뒀을 가능성이 높은데... 도대체 누가 수돗물을 차단했을까요?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군가 폐가 쪽으로 가는 수돗물을 차단했다는 건데... 그 차단하는 시설, 또는 계량기가 어딨을까요? 그게 어딨는지 누가 알아서 그걸 막았을까요?

 

누수 탐지업체에 물어봤더니 물이 아예 안 나온다면 그쪽에 누수가 있는 건 아니고 차단된 거라고 하더군요. 누수라면 엄청나게 새 나갈 텐데 그건 아니라는 거죠.

그럼 그 폐가까지 가는 길 사이에 어딘가 수도를 차단하는 잠금 장치가 있다는 건데 마을 주민분들은 그쪽으로는 전혀 모르시는 분위기...

그렇다고 해서 물을 몰래 사용하던 살수차 기사가 스스로 물을 차단했을 것 같지도 않고...

아내가 왈! 그 바로 옆 논 관리하시는 분이 정말 자주 왔다갔다하는데 그분이 아닐까? 후... 하지만, 그분은 다른 마을 분이라 그 역시도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그리고 수도 차단 시설, 계량기가 어디에 있는걸까? 원래 그쪽으로 옛날에 집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쪽에 계량기가 있을까? 아니면 지금 컨테이너 박스 폐가 근처에 어딘가 계량기가 숨어 있을까? 쉽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입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