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을 하면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시골 촌집을 사서 수리를 하면서 생활하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당장 급한 부분부터 시작해서 직접 도배도 하고, 장판도 깔고, 여기저기 금 간 곳에 시멘트도 바르고 부엌엔 방수페인트도 바르고 해서 지낼만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살만해지니 우선 먹고사는 게 바빠서 다른 부분은 계속 미뤄지다가 문제가 터져야 손을 보게 되더군요.
최근엔 가마솥 옆으로 틈이 생겨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걸 보고 임시로 백시멘트를 발라서 막았습니다. 처음 아궁이를 수리할 때에는 그래도 몸을 생각해서 황토몰탈을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조금 손보는 데 한 포대 20kg짜리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저번에 화장실 수리에 쓰고 남은 백시멘트를 그냥 사용했습니다.
아궁이 집이 땔감으로 불을 지펴야 해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시골 단독주택에서 따뜻하게 난방하기엔 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도심지와는 달라서 바람막이도 없고 하다 보니 겨울철에 경유보일러로 따뜻하게 난방하기엔 비용이 엄청나게 듭니다.
12월부터 2월까진 경유 월 30만 원어치씩 넣어도 미지근한 수준밖에 안 될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 화목난로와 경유보일러 겸용이면 비용이 1/2 이하로 줄어듭니다. 아궁이면 1/3 정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경남 고성처럼 바닷가 쪽은 따뜻해서인지 아궁이 집을 보기 힘든데 합천에서는 아궁이 집이 제법 있습니다. 단지 나무 하고 불 관리하는 게 불편하다 보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거의 쓰지 않고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하셔서 생활하시고 계시더군요.
저희가 산 집도 아궁이는 방치되어 있어서 이사 오자마자 황토몰탈로 아궁이 수리부터 했습니다. 지금 느끼는 건데 외부 쪽은 딱히 황토 몰탈을 쓸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골 귀촌을 할 때 집을 새로 건축할까? 기존 촌집을 사서 개조를 할까?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 비용면에서는 개조하는 게 훨씬 저렴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개축할만한 주택을 구하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집 구하러 지방 부동산을 돌아다니면 소개해주는게 대부분 완전히 무너지기 직전인 폐가 수준... 조금만 손보고 살 수 있는 주택을 구한다고 해도 부동산에선 폐가를 소개해주더군요.
지금 시골에 살다보니 알게 된 건데 빈집은 많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은 건 별로 없다는... 다 도시로 나간 곳도 1년에 두세 차례 제사 지낼 때 머무를 곳이 필요하다 보니 팔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 제가 생활하는 곳에도 1년에 몇 차례만 내려와서 잠시 머물다 가서, 평소엔 빈집으로 비어져 있는 주택이 몇군데 됩니다.
그리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팔아봐야 얼마 되지 않아서, 또는 소유권이 지분으로 나눠져 있어서 팔기 쉽지 않아서, 집주인이 타 도시에 있어서 팔기 힘들어서 방치된 곳도 많습니다.
건물이 거의 못 쓰는 폐가 수준일 경우 군지역의 변두리 땅값만 보면 평수가 100평 해봐야 몇백만 원에서 1~ 2천만 원도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매물로 내놔봐야 새로 건축하겠다고 매수하려는 사람들은 작은 평수는 거들떠도 안 보는 경우도 많고,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적다보니 몇 년은 기다려야 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당장 돈이 필요한 게 아니면 나중에 팔지... 하다가 방치되는 거죠. 정말 주변에 돌다 다니다 보면 폐가가 눈에 많이 띕니다.
저희가 자리를 잡은 이 집에도 철거해야할 블록 건물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차량이 집안까지 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철거해도 블록 등을 운반하는 게 문제 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석면슬레이트는 면사무소에 신청해서 정부지원받아서 철거하고 대신 pc판넬(골판판넬)을 구입해서 직접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장작(땔나무) 창고로 사용하고,
그전에 창고로 썼던 곳 같은데 그쪽 블록은 이제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부서진 블록 벽돌은 모아서 버리지 말고 바로 뒤편 밤나무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집 뒤로 해서 올라가는 길이 원래 있긴 한데 비가 오고 하면 올라가기 많이 불편해지는 상황이라 안쪽에서 올라가기 편하게 계단을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그리고 철거하면 대략 세평 이상 공간에 활용도가 커질 수 있어서 텃밭도 작게 하나 만들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나 작업장, 또는 운동기구를 두고 활용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시골집을 사서 수리해서 생활하면 이런 재미, 즐거움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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