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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4. 02:58 시골이야기

시골로 귀촌해서 보내는 세번째 겨울, 두번 경험한게 있어서인지 준비는 불충분한데도 많이 여유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 재작년 만큼의 한파는 아직 없어서 등유도 좀 덜 쓰고 있는 것 같네요.


도시에서는 대부분 도시가스보일러라서 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걱정은 하지만, 도중에 가스가 떨어지는걸 신경쓸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긴 당연히 도시가스가 들어올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등유보일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라서 난방이 정말 약합니다. 한달에 30만원어치 기름을 부어넣어도 겨울엔 미지근한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보온이 안 됩니다. 그나마 지금 제가 사는 촌집은 부엌과 샤워실은 등유보일러방은 아궁이로 되어있어서 기름값이 덜 나오고 있습니다.



샤워와 동파만 막을 정도로 등유보일러를 돌리고 있어서 지난 여름철부터 지금 1월 말까지 등유 80리터 정도 쓴 것 같습니다. 요즘 1리터에 920원 정도이니 73,000원 정도로 그렇게 부담은 안 가는 상황입니다.


불편한 점은 집까지 차가 들어오지 못해서 20리터 들이(한말) 석유통을 가지고 주유소에 가서 사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차 들어오는데에서 보일러실까지 대략 60미터 된다고 했더니 그 정도 거리면 배달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가끔 차로 몰고 가서 사오는데 트럭이 아니다보니 한꺼번에 여러 통 싣을 수 없어서 한번에 한통씩 사와야하는 점이 불편합니다. 뭐 시골 사는데 이 정도 불편이야... 하고 지내야죠~ ㅎㅎㅎ


그래도 등유는 아궁이에 장작 불때기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아궁이집엔 당연히 장작, 땔나무가 필요하죠.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더니 산림조합에서 땔감을 판다고 하길래 가봤더니 거긴 버섯재배용이나 땔나무용으로 큰 통나무를 팔더군요. 


대략 지름 20cm가 넘고 길이 2미터 정도 되는 통나무... 톤당 12만원으로 화목난로를 때우는 집에선 겨우내 5톤 정도면 넉넉하게 쓴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계산하면 한달에 10 ~ 20만원 정도? 기름 쓰는거에 비하면 돈도 덜 들어가고 따뜻하긴 더 따뜻합니다.


노지에 2년 이상 둔 거라서 비맞고 마르고를 반복해서 땔감으로 쓰긴 쉽다고 하는데 배송과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게 문제였습니다. 트럭이야 빌려서 쓴다고 하더라도 집까지 차가 들어오지 못해서 놔둘 자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한참 고민을 하고 있으니 산림조합 관리하시는 분이 화목난로가 아니고 아궁이에 넣을 땔감이라면 그냥 주변 산에서 주워와서 쓰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주변에 살펴보면 간벌한 곳에 잔가지들이 많이 있을거라고... 그래서 그 때부터 직접 산에 땔나무를 하러 다니게 되었습니다.



훔.. 재어보진 않았지만 하루 장작 10 ~ 20kg정도면 아궁이 방 한칸 따뜻하게 데울만 한 것 같습니다. 2 ~ 3일 정도 간격으로 땔나무 구하러 다니면 겨울 운동삼아도 괜찮네요.. ㅎㅎ 일로 생각하면 피곤하지만 시골 낭만으로 생각하면 나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아궁이불 관리하는건 만만치 않습니다. 한번 불을 피운 다음에는 대충 3 ~ 5시간 간격으로 해서 굵직한 통나무를 넣어줘야 불이 안 꺼지는데 그래도 3년차라서 그런지 이젠 모든게 할만합니다.


처음엔 환풍기가 있는지 몰라서 그냥 불 지피고 장작을 넣고 했는데 그랫더니 옷에 탄내가 폴폴폴~ 한번은 나무를 너무 많이 넣었더니 장판까지 누렇게 타더군요. ㅋㅋㅋ


이젠 요령이 있어서 예전보다 땔감도 덜 넣고도 더 따뜻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대충 하루에 4 ~ 5번 정도 넉넉하게 넣으면 한겨울 추위에도 지낼만 합니다. 옛날 어르신들이 따뜻한 아랫목이 좋지... 정말 절실히 느낍니다. ㅎㅎ



시골생활에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LPG가스통~ 도시가스가 안 되니 요리나 난방을 위해서 배달이 되는 가스통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통만해도 7만원, 배달까지 해주는데 여긴 한통에 42,000원 정도 합니다.


저희는 요리하고 마실 물, 차를 끓이는 용도로만 사용하는데 대략 3개월에 한번 정도 교체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보면 한달에 14,000원 정도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가을부터 가스렌지 상태가 안 좋아져서 고민을 키웠습니다. 가스렌지를 교체하려고 보니 값이 많이 올라서 2구짜리가 10만원이 훨씬 넘더군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마침 가스도 떨어지고 해서 경험삼아 저렴한 핫플레이스(전기렌지) 2구짜리로 구입했습니다.


기존에 한달 전기료가 1만원 정도이니 2만5천원 이하로만 나오면 성공한다 했는데.. 지금 두달 써보니 전기세가 1만8천원 정도로 8천원 정도 올랐습니다. 여름철엔 에어컨으로 할증이 붙긴 하겠지만 그래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가스값보단 더 저렴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시골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익숙해지면 다 지낼만하네요.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