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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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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12. 11:54 시골이야기

시골로 귀촌하면서 주택을 구할 때 아궁이에 반해서 선택했습니다. 어릴 때 책에서나 땔감으로 불을 지피는 걸 들었지 실제 아궁이 집에서 살아본 적은 없어서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모양입니다.

정작 생활해보니 땔감 구하고 불 피우는 게 좀 귀찮기는 해도 따뜻한 아랫목으로 살기엔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단지 촌집이다보니 워낙 수리해야 할 곳이 많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그중 하나가 콘크리트 블록 벽돌로 만들어진 사랑채와 창고, 그리고 외양간 용도로 써였을 듯싶은 건물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포크레인 불러서 철거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pc골판판넬
땔나무 건조중
사랑채 창호문

하지만 정작 이사와서 생각해보니 걸리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집으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좁아서 차량이 들어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철거는 진입로가 제한이 있어도 미니포크레인을 부르면 되니 부수는 건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부순 다음에 콘크리트 블록벽돌과 깨진 시멘트는 어떻게 처리할 건가?라는 난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뒤쪽은 언덕이고 바로 앞쪽은 논이라서 논 쪽으로 트럭을 가지고 와서 옮기면 되겠다는 이웃분도 계셨는데 그럼 공사를 겨울에 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 논주인께 부탁한다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래서 이래저래 철거는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외양간 용도로 사용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창고의 슬레이트를 면사무소에 신청해서 지원받아 철거하고, pc판넬을 씌워서 아궁이 땔감을 보관하는 나무 창고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채는 그냥 창고 용도로 해서 자주 사용하지 않을 물건들을 보관해두기로 했습니다.

 

창고의 절반

나머지 창고는 어떻게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뒷쪽 밤나무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창고를 철거하다 보면 많은 양의 블록벽돌들이 나올 텐데 그걸 건축폐기물로 해서 가져다 버리기엔 힘드니 어떻게든 소모를 시키자! 해서 생각한 것이 계단입니다.

집 뒤에 텃밭으로 가는 길이 집 뒤로 해서 나 있지만 물길이 있어서 비가 올 때면 많이 미끄럽습니다. 거기에 마치 계곡처럼 비가 좀만 와도 물이 콸콸콸 흘러내려서 비가 많이 오면 며칠 동안은 그쪽으로 다니는 게 많이 불편해서 뭔가 대체방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계단이 딱이다 생각했는데 당장 급한 일이 아니다보니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시작했습니다. 블록 벽돌은 허무는 건 해머만 있으면 생각보다 쉽습니다.

창고 건물이라 쌓는 부분만 시멘트를 얇게 발라놔서 대부분은 블록이 깨어지지 않고 철거가 되더군요. 아랫쪽 바닥은 깨뜨리지 않고 그냥 평상 등을 놓는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벽의 일부만 허물었는데도 그동안 벽으로 막혀 있던 공간이 뚫려서 훤해 보이네요. 그리고 두세 평 씩으로 양쪽으로 막혀있던 공간이 뚫리면서 활용도도 높아질 것 같습니다.

한쪽엔 평상을 놓는 공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고 한쪽은 원래 화단으로 썼던 것 같은데 그쪽 흙을 퍼내고 다시 거름과 흙을 채워서 작은 텃밭으로 사용해야겠습니다.

 

얼렁뚱땅 손재주도 없는 제 실력으로 하다보니 모양은 전혀 안 이쁜데 그래도 조금씩 계단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미장 등에서 아내 손길이 들어가면 더 깔끔해지겠죠.. ㅎㅎㅎ

덤으로 저번에 집안 공사와 텃밭 일굴 때 나온 돌들과 부서진 블록들도 계단에 넣어서 집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문제아들을 정리해야겠습니다.

창고를 철거하면서 나오는 블록벽돌을 대부분 소모시켜서 없애버리기 위해서 계단에 들어가는 양과 적당히 같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나름 그 노력이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대략적으로 봐서는 거의 같거나 약간 모자를 정도인 듯 싶네요. 부족한 부분은 기존에 여기저기 뒹굴고 있던 블록 벽돌을 사용하면 되니 딱히 더 구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이면 다음 주나 그 다음 주 쯤해서 완성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