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을회관 방송으로 단위농협에서 가지, 고추, 호박 등 모종 40주를 준다고 조합원 분들은 회관으로 나와 주시라고 이장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저희는 귀촌을 한 거라서 작은 텃밭은 있지만 농지가 부족해서(1천평방미터:330평) 조합원 등록은 못했습니다. 그래서 와~ 농협조합에서 모종도 공짜로 주는 모양이다~ 혜택 좋네.. 얘기하고 있었는데 이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종을 나눠주니 마을회관 앞으로 나오라는 내용, 저희는 단위농협 조합원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더니 괜찮다고 나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나갔더니 모종 40주가 들어있는 큰 박스를 나눠주고 계셨습니다.
아직 아침 시간대라서 그런지 안 나오신 분들도 많으셔서 집집마다 가져다 드리기도 하는데 조합원 아닌 이웃분들께도 다 나눠주시더군요.
시골이니 다 농사를 짓고 단위농협 조합원일 거라 생각하는데 농사를 안 짓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장 이장님도 작은 텃밭만 있고 농사를 짓지 않고 계시거든요.
반대로 농지를 가진 조합원이지만 연세가 많으셔서 이웃분들께 논밭을 임대해놓고 농사를 안 짓는 분도 계시고 아예 거주도 안 하는데도 집과 논밭을 소유한 사람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경자유전(耕者有田)... 이 말이 전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걸 귀촌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모종을 공짜로 얻었습니다. 보통 한 품종당 1 ~ 4주 정도 해서 1천 원씩 가격으로 오일장에서 팔고 있으니 40주 정도 사려면 2만 원 정도는 줘야 합니다. 안 그래도 2주 전쯤 몇천 원 어치 오일장에서 사서 심었고 추가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돈을 아끼게 되었습니다.
농협조합원이면 퇴비나 비료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이런 공짜 선물도 1년에 몇 차례 나눠주고... 정말 혜택이 좋은 것 같습니다.
받은 모종은 8종류 5주씩 해서 40주, 오이고추, 녹광고추, 완숙토마토, 가시오이, 애호박, 가지, 방울토마토, 청양고추.... 사고 싶었던 게 반은 됩니다.
사진이 뿌옇게 나와서 이상하다 싶었더니 스마트폰에 물이 들어간 모양입니다. 렌즈 안쪽에 김이 뿌옇게 서려서 사진이 다 뿌였게 나왔습니다. 쩝..
집 뒤 텃밭, 말이 텃밭이지 언덕을 깎아서 만든 계단식 밭인데 돌도 많고, 흙질도 생각보다 안 좋아서 매년 계속 돌을 골라내고 거름과 상토를 붇고 개량 중입니다.
제일 아랫쪽에 사진은 3년 차 슈퍼 도라지입니다. 자라는 기간이 길어서 좀 그렇지만, 딱히 신경 쓸 것도 없어서 초보자도 키우기는 좋은 것 같습니다.
미리 땅을 갈고 검은 비닐을 씌워놓은 곳도 있지만, 그냥 땅만 갈아둔 곳도 있어서 어제 3시간 동안 땅갈고 거름 뿌리고, 비닐 씌우고, 모종 옮겨심고(정식), 대나무를 꽂아서 지지대를 세워주고 물도 주고 한바탕 고생했습니다.
검은 비닐(비닐 멀칭)을 할 필요가 있을까? 처음엔 생각했었는데 계단식 밭이다보니 조금만 건조해도 바싹 말라버립니다. 수분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더군요.
나무 지지대를 세워두는 것도 모종이 꺽이거나 휘지 않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토마토 같은 건 열매가 무거워서 버티지 못합니다. 지지대를 귀찮아도 꼭 해줘야 합니다.
올해는 덕분에 다양한 품종을 심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일 기대되면서 걱정되는 게 오이인데 잘 자랄지 모르겠습니다. 지지대를 몇 개 밖에 설치 안 해서 며칠간 추가로 일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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