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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2. 01:34 추억쌓기

오늘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인데 여기 합천 용주초등학교에선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운동회날입니다. 아마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은 일을 하고 있으니 쉬는 날인 노동절에 맞춰서 날을 잡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국민학교 세대라서 그 당시와 비교하면 뭔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아마 도시의 초등학교와도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어서 대략적으로나마 분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많이 충격적인 부분이 학생 숫자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땐 한 반에 60명 정도였는데 전학 온 아이들이 있어서 60명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도시에도 한 반에 2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더군요. 여긴 면단위 초등학교인데 한 학년에 많아야 6명 정도입니다.

 

전교생 다 합쳐봐야 35명 정도... 제 초등학교 때 한 반 학생 수도 안 됩니다. 올해 4명 졸업하고 신입생 1학년이 5명 입학해서 늘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학생 학부모 중에 초등학교 선생님도 계셔서 타 학교로 전근 가시면서 자녀들도 같이 전학을 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되러 줄었습니다.

한 학년이 1개 반이고 한 반에 6명 정도? 남녀 비율은 거의 50대 50인데 학년 별로는 차이가 심해서 1학년은 남자만 있습니다.

올해 초에 졸업식과 함께 장기 자랑 같은 걸 했는데 남녀 비율이 안 맞다 보니 남자가 여장을 하거나 여자가 남장을 하고 연극이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뭐 그걸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나름 재밌고 아이들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선생님 숫자가 열 명 정도 되니 학습 분위기 같은 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도 올해도 미세먼지에 날씨 때문인지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하지 않고 합천 실내 체육관에서 운동회를 했습니다. 내년엔 학교 내에 실내 체육관을 만들어서 거기서 한다고 하니 그런 부분은 좋아지네요.

 

운동회의 특이점으로 보면 학생 수가 적다 보니 대부분의 경기가 전교생 같이 하게 됩니다. 사랑팀, 우정팀, 전교생을 두 팀으로 나눠서 대항전을 합니다.

그리고 행사 운영으로 외부에서 행사운영팀을 하루 고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 운영, 음악까지 같이 맡아서 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리고 운동경기에 학부모 비중이 제법 됩니다.

아마 학생들만 하면 다들 지쳐서 그렇게 프로램을 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시골이라 부모 대신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제법 오시는 것 같습니다. 사회가 그에 맞게 경기 수준을 맞춰가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 듯싶습니다.

저도 오늘 3경기 정도 뛰었는데 마지막에는 줄다리기였습니다. 사랑팀, 우정팀 학부모도 나눠져서 경기를 하는데 한쪽 편이 많아서 부족한 쪽은 선생님도 같이 뛰는 걸로 하고 진행!

자녀들의 운동회에 나 때문에 졌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서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ㅎㅎㅎ

 

학생들은 학생들끼리 줄다리기를 하고 올해 운영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이어달리기 점수가 다른 경기의 5배 점수...

흠..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두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흥미진진하게 꾸준히 노력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운동회 뒤로 갈수록 승리 점수를 많이 배당합니다.

이런 방식은 흥미를 유도하기엔 괜찮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계속 이기고 있었던 팀이 막판 한 경기로 뒤집어진다... 좀 부당한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운동회 끝나고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서 짜장면 점심을 먹고 통학버스와 통학택시로 하교시켜줍니다. 작년은 학부모도 같이 점심을 먹었었는데 올해는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운동회 끝나자마자 자녀들을 데리고 인근 중국집 같은 곳으로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운동회 끝나고 중국집에 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골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운동을 잘 하든, 못 하든 상관없이 모두 참가해서 운동회를 하는 게 정말 괜찮은 점 같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