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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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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3. 23:27 추억쌓기

시골이라서 개를 티우는 집이 많을 것 같은데 여기에는 고양이가 많습니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로는 쥐를 잡기 위해서 사료도 덜 준다고 그러던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근처에서 생쥐를 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도둑고양이 같은데 바로 이웃할머니 집에는 얼룩고양이를 키우고 계십니다.

검은 마스크를 쓴 듯한 얼굴이라 저희 마음대로 팬텀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저희가 이사를 온 다음해에 얼룩이라고 검정, 흰색, 연갈색 새끼 얼룩이를 낳았습니다. 그 얼룩이도 커서 흰색 갈색의 쿠크와 갈색 검은색의 다스, 두 마리 새끼를 낳았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팬텀이는 작년에 검댕이라고 자기와 비슷한 마스크를 쓴 검정 얼룩이 한 마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최근에 만든 저희 집 계단에서 웬 새끼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집 뒤 텃밭에 물을 주려고 물조리개를 가지고 가는데 왠 갈색털뭉덩이가 블록 구멍에 껴있더군요. 처음엔 쥐인 줄 알았는데 색깔이 너무 밝아서 곧 고양이인걸 알았습니다.

걸음을 멈취고 봤더니 고개를 내밀고 저를 쳐다보더군요. 어미가 곧 오겠지 하고 물주는 건 집 뒤로 돌아서 갔습니다.

 

몇 시간 안 돼서 계단 바로 그 자리에서 팬텀이가 젖을 물리고 있어서 어미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웃할머니께서 밥은 챙겨주시는데 저희 집이 육아에는 편한지... 매번 집 뒤에 물건 쌓아놓은 곳에서 새끼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계단 위? 좀 이상하더군요. 그전까진 숨겨서 키워서 왠만큼 까지 커서야 봤는데 이번엔 완전 노출된 곳에서 키우는 게 좀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그냥 잠시 지나가는 길이었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오늘 아침에도 그 자리에서 젖을 물리고 있네요.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를!

 

팬텀이 가족을 찍고 있는 아내
숨은 그림 찾기, 무섭이와 수줍이

이번에 두 마리는 색깔도 거의 같아서 구별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미 뒤로 숨어서 이름을 무섭이, 수줍이로 지었습니다.

자리를 아예 계단 위로 잡은 모양입니다. 저희 가족이 봐도 피할 생각도 안 하고 빤히 쳐다보다 졸린지 눈까지 감고 여유를 부립니다. 무섭이, 수줍이는 아직 겁이 많아서 숨기만 하지만요.

아내가 새끼 챙기기 바쁜 팬텀이를 걱정해서 아침을 챙겨줬습니다. 맛있게 먹어치우더니 자리를 바꾸지 않고 역시 계단 위에서 햇볕을 쬐고 있네요.

귀촌하고 꼬맹이를 위해서 반려동물을 키워볼까 했는데 이웃집 고양이 때문에 다른 걸 키우는 건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팬텀이가 새끼들을 매번 저희 집 쪽에서 키우다 보니 딱히 반려동물을 키울 필요도 없는 것 같네요.

무섭이와 수줍이는 갑자기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