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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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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21. 22:04 추억쌓기

10년 전 고향 마산으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친한 선배의 결혼식이 있어서 10년 만에 다시 서울 땅을 밟았습니다. 그동안 애도 생겨서 키우다 보니 올라올 시간이 없었습니다.

먹고살기 바쁘고, 아이가 어리다 보니 혼자서라도 가볍게 다녀오겠다는 마음을 먹기 어렵더군요. 그러다 이번에는 선배도 볼 겸 좀 무리해서 아내와 아이 같이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못 가본 건국대학교도 같이 가보기로 했습니다. 대학원까지 해서 10년 넘게 학교를 다녔고 아내와도 6년 정도 같이 살았던 곳이라 추억도 많은 곳입니다.

 

예전에 사회과학관

제가 입학했을 땐 사회과학관이라고 해서 법학과, 정치외교학과, 경영경제학과 등이 같이 썼던 건물입니다. 지금은 로스쿨이 생기면서 과거 이과대 쪽으로 옮겨 갔더군요. 거긴 암모니아 냄새가 장난 아녔었는데...

연락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전에 10년 동안 지냈던 자취방을 찾아갔습니다. 아주머니께서 한번 찾아오라고 하셨는데 이제서야 약속을 지켰습니다.

혹시 그동안 이사를 가셨으면 어떻하나 걱정했었는데 집 외부에 여러 화분이 있는 분위기가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9시쯤 늦은 시간이라 내일 찾아뵈야지 했었는데 언젠가 본 듯한 젊은 친구 하나가 집으로 들어가더군요.

그래서 혹시 여기 집주인분 안 바뀌셨는지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도 절 알아보고는 혹시 여기 예전에 자취하신 형이냐고 물어보더군요. ㅎㅎㅎ 10년이 지나서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 서로 알아본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많이 흘러 연세가 벌써 여든 둘... 왜 그동안 연락이 없었냐고 하시며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좋은 인연이 오래갈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일감호
와우도
예전엔 왜가리가 많았던 것 같은데 왠 까만 오리?

다음 날 다시 건대 한바퀴를 돌아다니면서 아내와 추억 얘기도 하고, 꼬맹이에게 도시라는 게, 대학이라는 게 어떤 것이다 얘기를 해줬습니다.

ㅎㅎ 아직은 공부가 귀찮다 생각하는 저희 딸은 와 닿는 게 없는 모양입니다. 어린이대공원까지 갔다 와서 재밌게 놀았지만 긴 지하철 타는 시간에 서울은 지겨운 곳이라는 생각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건국대 구정문 쪽은 10년이나 지났지만, 안 바뀐 게 제법 있었습니다. 알파문구부터 시작해서 홍콩반점, 개미집, 주먹구구, 밀밭타운... 술집이 특히 많이 남았네요.. ㅎㅎㅎ

그에 비해서 건대역 쪽인 신정문 쪽은 왜 그렇게 많이 바뀐 건지, 심지어 튀김 등 군것질 거리 노점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타로점과 악세사리점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참... 알바로 돈 걱정이 많은 대학생도 있지만, 역시나 낭비하는 대학생도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 학생회관건물

대학 건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새로 생긴 건물이 몇 개 눈에 띄고, 반대로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남아있는 건물도 눈에 띕니다. 특히 학생회관은 그동안 파삭 늙어버린 것 같습니다.

뭐 10년 전에도 타일도 떨어지고 색깔도 칙칙했지만 그땐 많은 동아리들의 광고물들이 잔뜩 붙어 있어서 생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조차 없어서 정말 허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생회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해서 후배에게 물어봤더니 우리 동아리도 몇년 전에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취업하기도 바쁘니 동아리 모임이 약해질 수밖에 없겠죠... 어쨌든 추억의 일부에 해당했던 동아리가 해체되었다니 아쉽습니다.

학교 한 바퀴를 돌다 보니 학생들도 보이고 연세 있으신 분들도 제법 보이더군요. 세상은 내가 있든 없든 잘 돌아간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