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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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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30. 22:37 시골이야기

시골생활의 행복한 점 중에 하나가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물원의 조류장처럼 꽉 막힌 곳이 아니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

참새나 까치, 까마귀를 가장 흔히 볼 수 있지만, 계절에 따라서 시끄러운 멋쟁이 물까치, 제비, 왜가리, 청둥오리, 원앙새 등 여러 종류의 철새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여행을 다녀온 다음부터 부엌문 주변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삑~ 삑~ 하고 계속 울더군요. 뭐 주변에서 종종 보이던 녀석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헐~ 곧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지붕 아랫쪽에 둥지를 틀은 것입니다. 그래서 애벌레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둥지에 들어가야 하니 비껴달라고 삐익~ 삐익~ 

와~ 이렇게 당당한 세입자는 처음 봤습니다. ㅋㅋㅋ 힘없는 집주인이 피해 줘야죠... ㅎㅎㅎ 그리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새 이름을 알아봤습니다.

처음엔 곤줄박이인 줄 알았는데 이마와 볼의 색깔이 반대네요.. 곤줄박이는 볼이 하얗고 머리가 까만데.. 이 녀석은 반대로 볼이 까맣고 머리가 하애서 다르네요. 비슷한 새 종류로 계속 검색하다 보니 딱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비는 아니지만 우리 집에 둥지를 틀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아내도 아이도 좋아하는데 정작 생활하는데에는 적지 않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딱새가 둥지를 튼 바로 아랫쪽에 세면장이 있어서 안 그래도 날씨가 덥고, 텃밭관리도 자주 해야 해서 씻을 일이 많은데 툭하면 자리를 비켜달 라고 삑~ 삑~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댑니다.

좀 이상하다 싶었더니... 지붕 위쪽에서도 작은 소리가 들리더군요.

헐... 지난 주말 여행 갔다 온 사이에 둥치를 튼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벌써 한 달 전에 자리를 잡았던 모양입니다. 새끼들이 부화해서 크기도 제법 됩니다.

그래서 애벌레 먹이를 물어다 준다고 아침부터 해 질 녘까지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어떻게 한 달 동안 모르고 있었는지... 아마 평소에도 집 주변에 새들이 자주 날아다니니 그러려니 했던 것 같습니다.

멀찍이 살펴봤더니 몇 분 간격으로 왔다 갔다... 정말 저 작은 몸으로 하루 종일 중노동을... 정말 딱새는 작고 예쁘고 고생하는 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암컷은 색깔이 갈색으로 완전히 다르다는데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매번 보이는 건 까맣고 희고 밝은 밤색의 수컷... 정말 고생이 많네요. 몇 분 간격으로 계속 왔다 갔다.. 헐... 부성애가 남다릅니다.

 

요즘 보리수와 뽕나무 오디가 익기 시작해서 매일 조금씩 보리수와 오디를 수확해서 맛을 보고 있습니다. 텃밭에 뽕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첫해에는 뽕나무이 라는 벌레가 퍼져서 맛도 못 봤습니다.

그래서 가을에 가지치기를 팍! 했더니 그 다음해는 조금 덜 하더군요. 그래도 역시 뽕나무이가 등장, 올해도 등장했는데 초반에 가지치기로 다 잘랐더니 남은 나무들에서 오디가 잘 익네요. 농약이 왜? 필요해?라고 생각했었는데 농부들이 농약을 쓰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귀촌해서 시골에서의 생활이 예상과는 다른 부분도 많지만, 작은 행복 즐거움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지난 주 서울 가보니.. 지하철에서 냄새가 너무 심하더군요.. 쩝... 시골생활에 익숙해져서 나중에 다시 서울서 살아야할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해야 될지... 참 난감합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