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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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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2. 23:37 시골이야기

지난 1주일간 정말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새끼 딱새의 이소(離巢)를 어느 정도 목격한 것입니다. 지난주 서울에 일이 있어서 2박 3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집에서 쉬는데 왠 작은 새 한 마리가 삐익~ 삑! 하고 담장에 앉아서 울더군요. 평소에도 여러 종류의 새들을 주변서 쉽게 볼 수 있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웬걸 그 녀석은 저희 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더군요.

저희가 처마 밑에서 좀 떨어지자 바로 둥지로 날아서 슝~ 들어갔다가 10초도 안 돼서 다시 밖으로 날아가면서 따딱따닥하면서 울고 갔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딱새가 아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곤 몇 분 안 돼서 다시 입에 애벌레를 물고 날아오고...

 

입에 뭔가 물고 있는 수컷
머리 뒷쪽과 날개 가운데가 흰색, 나머지는 검은색, 배와 꼬리는 밝은 밤색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니 바로 딱새! 머리 위와 뒤통수 쪽까지 흰색이고, 다른 부위는 검은 색, 날개에도 흰색 무늬가 있고 배는 밝은 밤색?, 따뜻한 밝은 갈색?으로 딱새 수컷입니다.

처음엔 저희가 서울로 여행을 갔다온 이삼일 사이에 자리를 잡았겠거니 생각했는데 완전히 착각이었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아서 지붕 쪽에서 삐~ 삐~ 찌찌~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리는 게 이미 새끼가 부화를 한 상태였습니다.

역시 검색으로 알아보니 딱새의 포란기간(부화기간)이 약 14일 정도, 그리고 새끼가 커서 둥지를 떠나는 이소기간이 약 14일 정도라고 나오더군요.

오늘 낮에 둥지를 떠난 걸로 생각되니 저희가 처음 둥지의 존재를 알았던게 이미 20일 이상 지난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20일 동안 모르고 지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전에도 집 주변에서 딱새가 삑~ 삑~ 자주 날아다니면서 울고 있었던 게 저희 집에 둥지를 틀어서 먹이를 물고 와서 울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어제 정말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어제 오전에는 새끼 딱새가 둥지쪽에 안 있고 바깥쪽까지 나와서 저희도 잘 보이는 위치에 앉아 있더군요. 그래서 이소 시기가 다 되어가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부엌을 들어가려는데 문 바로 앞에 작은 새가 앉아 있었습니다. 바로 딱새 새끼! 이젠 크기도 거의 어미만 해졌고 색깔만 회색, 갈색 깃털로 새끼라는게 티가 납니다.

 

빤히 쳐다보는 모습
용감한 꼬맹이 딱새

몇 미터 뒤 담장 위에서 딱새 수컷이 삐익~ 삑~ 울면서 바라보고 있더군요. 아~ 새끼딱새가 날기 훈련하다가 떨어졌구나 생각이 들어서 잡아서 둥지로 올리려고 했더니 날아가더군요.

아직 멀리, 높게는 못 날고 낮게 5미터 정도 그래서 잡아서 사다리를 타고 둥지 위로 올려줬습니다. 저희 꼬맹이도 아주 잠시이지만 딱새 새끼를 직접 만져보는 신기한 경험까지...

조심해서 처마위로 올려줬더니 둥지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위험스럽게스리 다시 끝부분에 앉아 있더군요. 한 마리만 보이는 게 아마 이미 몇 마리는 날아서 주변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담장위에 앉아서 삐익~ 삑~ 울던 녀석이 오늘은 좀 떨어진 전깃줄 위에서 삐익~ 삑 울면서 왔다 갔다.. 아무래도 새끼 딱새 보고 날아오라고 응원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후에는 아예 집 뒷쪽 전깃줄에 앉아서 울고 있더군요. 이소에 성공했는데도 멀리 가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신기한 점은 1주일 동안에 수컷과 새끼는 보였지만 갈색의 암컷 한 번도 못 봤다는 점! 정말 수줍음이 많은 녀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1주일간 신기하고도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