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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3. 22:00 시골이야기

운전하다가 길가에 돌을 긁는 바람에 오늘 견인차를 불러서 정비소로 갔습니다. 타이어 휠이 툭 튀어나와 있는데 보조석 쪽 휠에 긁히면서 앞바퀴가 미묘하게 휘어서 소리도 이상하게 나고 방향도 좀 삐딱하게 나갑니다.

수리기사분께서 마티즈2 보조석 쪽 부품을 3개 정도 교체해야 한다고, 중고 부품이 없어서 새 걸로 하면 40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쩝.. 마티즈 2, 차도 오래되어서 차값도 40만 원이나 되려나? 생각되지만, 갑작스레 자동차를 사기는 그렇고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부품이 없어서 주문하면 내일 오는데 모레는 광복절이라 16일이나 되어야 끌고 갈 수 있다고 해서 난감해졌습니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합천에서 용주면 공암 안쪽까지 오는 버스는 하루 2번, 

 

오전 8시와 12시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서 땡볕에 열심히 합천 시외(시내) 버스터미널로 걸어갔습니다. 걸어서 15분 정도? 생각보다 거리는 별로 안 됐습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정말 놀랬습니다. 기다리시는 분들로 앉을만한 자리는 다 꽉 차있었습니다. 그리고 바깥쪽에 버스 탑승장 쪽 대기석도 바글바글...

생각해보니 오늘이 13일, 3일 8일 합천 장날이었네요. 장에서 사신 건지 통마늘을 몇 묶음씩 쌓아두고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분들도 있으셨습니다.

여유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서 저도 바로 과일가게로 가서 아오리사과 5천 원어치 한 묶음을 사서 돌아왔습니다. 버스에 혹시 자리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각보다 많이 타시더군요.

이번 차량 이후에는 안쪽 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없어서인지 좌석이 25인석 정도 되었는데 대략 30분 가까이 승차하셨습니다. 자리가 부족할 거라 생각해서 서 있으려고 했는데 먼저 내리셔서 그런지 앞쪽에 서 계시고 뒤에 자리가 비어있어도 안 앉으시더군요.

눈에 안 익은 젊은 넘이 탔다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공암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누구 아들이냐고? 물어보시고 이사 왔습니다. 했더니 아~ 예전에 이사 왔다던~ 하고 알아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ㅎㅎㅎ

 

시골이다 보니 작은 이야기도 쉽게 퍼집니다. 그래서 어디 새로 이사 왔습니다.라고 얘기하면 다들 알고 계신 분위기입니다.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다보니 버스노선이 특이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용주면까지는 버스가 자주 와서 그런지 큰길에서만 정차를 하고, 정차할 때마다 내리시는 분도 한두 분 정도로 적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용주면 사무소를 지나고 나서는 기사아저씨께서 버스정류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할아버지 할머니분께서 하차하고자 하는 곳에 맞춰서 많이 내려주시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노선도 큰길이 아니라 소형차 한대 지나갈만한 1차선 좁은 시골길도 한참을 들어가더군요. 노리 쪽으로 그렇게 한참 들어가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12시 버스 타시는 분들은 대부분 노리 안쪽 마을에서 사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 차량보다 안쪽까지 가시다보니 일부러 12시 차를 맞춰서 타시는 모양입니다.

버스요금은 내릴 때 1천원! 대략 30명 정도 되시는 승객분들 중에 저와 학교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자분 빼고는 모두 60대 이상으로 보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바로 옆에 앉으신 할아버지는 80 넘으셨다고 하셨는데 그러니 공암 할머니께서 왜 마을 잔치를 안 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랬더니 요즘 80살에 무슨 잔치냐? 동창회에서 작게 잔치는 했지만, 마을 잔치는 100살에 해야지... 하셨습니다. ㅎㅎ 할아버지는 딱 두 분,

운전사 분도 좁은 길을 운전하시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좁은 길 따라서 마을 안쪽까지 천천히 몰고 가시더군요. 혹시라도 다른 차량과 외나무다리에서 부딪힐까 봐 걱정했는데 지나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주차된 차량도 거의 안 보였습니다. 아마 50대 정도로 젊거나, 할아버지분들은 대부분 자기 차량으로 직접 운전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차로 오면 대략 10분 조금 걸리는데 버스로는 30분이 훨씬 더 걸렸습니다. 내리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가운데 정차시간도 길어서인 듯싶습니다.

수리가 16일날 된다는데 차를 가지러 가는 것도 만만치 않을 듯싶습니다. 여기서 나가는 버스도 몇 대 없고, 버스터미널에서 정비소까지 또 땡볕에 걸어가야 하니.. 시골에서 차가 없으니 정말 불편하네요.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