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별이그림자
삶의 기록을 남기는 개인블로그, 많은 정보와 추억을 남기는 곳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2019. 9. 19. 23:53 법이야기/채권자입장

신용정보사에 근무하면서 채권채무 관련해서 다양한 상담을 했었는데 그중에서는 정말 징한 채권자도 있었습니다. 추심영업을 하고 있는 제삼자인 제가 봐도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데 당사자인 채무자는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을까? 상상이 안 됩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채무자보호를 위해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생겼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괴롭히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그 징한 채권자를 통해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중 한 케이스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 경험에 불과한데 왜 이런 글을 쓰는가? 그 이유는 가장 마지막에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하등에 관련이 없음

못 받고 있는 돈은 대여금으로 대략 5천만원 정도로 빌려준 지 5년 이상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민사판결도 받아둔 상태로 집 경매도 한번 해서 일정 금액 회수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외국 출장도 종종 나가서 제대로 추심을 하지 못 했다고, 지금도 국내에 오래 머무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그래서 신용정보회사에 추심을 맡기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 전에도 이미 다른 신용정보사에 한번 맡긴 적이 있었다고는 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봐서는 일반적인 채권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채권자의 사정도 안 좋고 채권금액도 크고 해서 제가 평소 의뢰받는 수준으로 신용조사비(선불) 10만원에 회수 수수료 20% 해서 계약을 해서 추심담당자에게 넘겼습니다.

그리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추심담당자가 저보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채권자가 하루에 몇 번씩 전화로 괴롭힌다고, 완전히 미친 X 같다고... 왜 그런 황당한 건수를 물고 왔냐? 고...

저는 전화통화만 몇 번 했고 채권추심위임계약서도 팩스로 해서 받아서 직접 만난 적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전화통화 상으로는 뭐 보통 사람 같았는데...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곤 추심담당자가 채무자인 여자분과 통화가 되어서 방문하러 가는 길에 저도 같이 가기로 해서 동행을 했습니다. 채무자 거주지는 다가구 주택으로 월세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해당 주소지에 먼저 방문해보니 허름한 건물에 대충 봐도 구조적으로 나눠져 있어서 싸구려 월셋집이라는 게 티가 나는 주택이었습니다. 신용정보사에 근무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점 하나는 채무자 거주지를 보면 회수가능성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명의이든 아니든 아파트에 거주 중이다면 최소한 못 사는 사람은 아니다는 감이 옵니다. 당장 자기 명의로 재산은 없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에 비해서 정말 싸구려 월셋집이나 원룸에서 실제 거주중이다? 이런 경우는 당장 먹고살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자기 재산을 은닉해놓고 그런데서 실제 생활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뭐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해놓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데 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애기를 했습니다. 거기서 조금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채권자인 남자와 사실혼 관계로 몇 년간 같이 살았다고 하더군요.

몇 년간 같이 동거하면서 아파트를 한채 구입했는데 그걸 채권자 남자 명의로 하지 않고, 채무자 여자분 명의로 하고 대신 남자가 돈을 빌려준 것처럼 해서 그 아파트에 근저당 설정을 해놨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해외출장 갔다가 여자분과 심하게 다투고는 그 아파트를 그냥 경매에 넘겨버렸다고 했습니다. 대략적으로 눈치를 보니 남자가 의처증이 심한 모양이더군요...

여자를 의심해서 처음부터 아파트를 미끼로 잡아두려고 했다가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깐 아파트 구입대금을 돌려달라고 하고, 매매를 통해서 돌려줄 시간도 안 주고 바로 경매에 넘겨버린 겁니다.

그렇게 경매로 바로 넘기니... 5천만원 이상 손실을 입었고, 그걸로 또 민사 판결받고 유체동산 압류 등으로 여자분을 계속 괴롭혔다고 하더군요... 채권자가 해외출장 등으로 국내에 없을 땐 신용정보사에 추심을 맡겨서 채무자인 여자분을 괴롭히고...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멀지 않아 추심직원이 채권자와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정말 나쁜 X인 티가 났습니다. 되든 안 되든 계속 전화하고 어떻게든 괴롭혀 달라고... 하더군요.

간혹 이렇게 어이없는 사람도 봅니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돈도 잃고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이 드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게 정상입니다.

*** 하지만 이런 집착은 결국 본인 인생을 갉아먹는 해충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허비, 낭비하는 것입니다. 또한 채권자가 아무리 감정적인 요구를 하더라도 신용정보사 추심직원은 돈이 생지지 않는 일은 안 합니다. 회수 가능성을 보고 추심 일을 합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