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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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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7. 23:59 시골이야기

올 가을은 태풍이 연속으로 두 번 올라오면서 여름 날씨가 바로 사라지고 시원해졌습니다. 덕분에 벌써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다는 느낌까지 있습니다.

9월 초부터 지금까지 매일 밤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것만 줍고 있는데 태풍과 비로 제대로 익지도 않은 밤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뭐 태풍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매년 이렇게 많이 떨어져 있어서 그러려니 하는데 여기에 생계가 걸려있으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참 밤을 수매하는 시기라서 매일 단위농협에서 1.5톤 트럭이 와서 모아놓은 밤포대를 가지고 갑니다. 포대자루에 소유자 사람 이름을 적어놓아서 아마 그걸 보고 바로 입금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밤포대자루를 가지고 가서는 선별기에서 상하거나 크기가 너무 작은 것 버리고, 소 중 대 특으로 나누서 가격별로 수매를 합니다. 가격이 좀 헷갈리는데 작년 수매가가 1kg당 소 2000원, 중 2200원, 대 2500원, 특 2700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큰 포대 하나 정도면 30 ~ 40kg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웃분들 보면 매일 반포대 정도에서부터 4포대 이상 내놓는 분들도 계시니 밤수매만 해도 용돈벌이 이상이라고 봐야겠죠.. 

저희는 밤나무도 대여섯 그루 밖에 안 되고 매일 주으러 다니는 것도 아니라서 양이 고만고만한데 그래도 가을 내 모으는 양으로 보면 60 ~ 80kg은 될 듯싶네요.

참~ 엊그제는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뭐가 보이나요? 

밤을 주으러고 밤껍질을 뒤집고 다니는데 헉! 뭔가 색다른 게 들어있더군요.

바로 뱀입니다. 작은 밤송이 껍질 안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다가 놀래서 멍~ 하니 가만히 있더군요. 몸을 펴봐야 10cm 정도나 되려나? 그래도 뱀은 뱀이니 좀 당황스럽더군요. ㅎㅎㅎ 올해 들어 2번째 뱀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매년 뱀은 한두번,한두 번, 개똥벌레(반딧불이)도, 원앙, 다람쥐도 한두 번, 고라니는 대여섯 번, 이사 온 지 4년 동안 본 게 너구리, 산토끼, 족제비, 멧돼지... 

 

그중에 유해동물로 말이 많은게 바로 고라니(사슴)와 멧돼지입니다. 고라니는 밤에 갑자기 튀어나와서 로드킬 당하는 것으로도 말이 많지만, 논에서도 사고를 쳐댑니다.

여름철이 지날 때쯤 고라니가 논까지 내려와서는 벼를 깔고 누워잔다고 이웃분들이 그러시더군요. 잘 때 벼를 동그랗게 눌러서 자서 동그랗게 벼가 누워있는 논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거기에 태풍까지와서는 논이 엉망이 되어 버린 곳이 많아졌습니다. 차로 돌아다니다 보면 위 사진의 논처럼 태풍 흔적으로 올해 농사를 망친 곳도 종종 보입니다. 저런 논을 매일 볼 수밖에 없으니 농민들은 답답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겠죠...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