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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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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12. 21:01 추억쌓기

딸아이가 초등생이 되어서 등하교를 시킨다고 자주 초등학교를 방문합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1970년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진걸 느낍니다.


운동장의 미끄럼틀이나 시소, 철봉, 그네 같은 시설이나 건물모양 같은 외형적인 모습을 비교해보면 그다지 변한게 없는데 교과과정이나 내용, 수업시간 같은건 차이가 많이나네요. 생각나는대로 하나씩 비교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은 학교 외부 사정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땐 뭐 이런 알림판 같은건 아예 없었죠... 교육환경보호구역 -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내에는 학생의 학습과 안전, 보건, 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제한하는 지역으로 오염물질, 위험물질, 유해시설, 유해행위 금지되고, GREEN FOOD ZONE - 역시 200미터 이내는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또한 흡연금지 정화구역으로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미터 이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훔.. 대략 40년 전 일이지만 그땐 국민학교앞 문방구에 이것저것 군것질거리 불량식품도 많이 팔았었죠. 나중에 되어선 오락기들이 등장하면서 사회문제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도심지에서도 초등학교 인근에서 문방구가 보기 힘듭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학용품이 지급되어서 인 듯 싶습니다. 여긴 시골 면지역이라서 학용품을 어떻게 구입하나 걱정을 했는데 완전 기우(杞憂)였습니다. 책가방과 노트, 연필, 지우개, 필통 등 한 세트 준비해서 입학시켰는데 그 이후로 별다른 준비물이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입학선물로 책가방을 지급해주고, 거기에 운동복 한벌, 색종이나 천사점토, 책, 알림장... 등 모든게 다 공짜... 정말 문방구가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다 좋아진 것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세종대왕상, 신사임당상, 이순신장군상, 플라타너스... 변한게 없어보이지만 선생님들은 변했습니다. 제 국민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다들 가난할 때라서 하나하나 신경써주던 모습이 좋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사고가 터지면 "자기 탓 아니다"고 발뺌하기 바쁜 모습에 어이가 없더군요. 누가 자기 탓이라고 했나... 참...


제 국민학교때에는 한반에 60명이 넘었고 거기에 오전반, 오후반까지... 사고도 많이 터졌죠. 하지만 이래저래 다 풀어가며 넘어갔습니다. 아이들이 말썽부려서 학부모들을 부를 때도 많고, 찾아올 때도 많았죠... 지금은 한반에 20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여긴 시골이라 한반에 6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날 바쁘다는 선생님... 제가 하교 때마다 보면 매번 피아노를 치는 등으로 자기 시간을 즐기는 걸로 보이는데...


거기에 지금은 방과후 교실이라고 해서 오후 4시까지 아예 학교에서 도맡아줍니다. 아마. 학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는 곳이 많다보니 사교육, 학원을 덜 보내라고 그런 부분을 배려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하교시간 신경쓰는건 정식교사가 아닌 비정규직 방과후 교실선생님... 얘기하다보면 아이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더군요.


뭐 이런 세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뉴스에 툭하면 나오는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황당한 학부모들, 거기에 사건 사고가 생기면 학교쪽으로 민사소송을 거는 경우도 생겨나다보니 무엇보다 책임소재를 따지고, 자기들은 잘못없다는 대응책을 마련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과거 1970년땐 박봉으로 인기도 없었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직장에 근무 난이도도 약해져서 취업 선호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결국 제대로된 스승 다움 보단 편하고 쉬운 직장을 찾아서 온 사람들이 많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겠죠.. 


학부모들끼리 얘기를 해봤더니... 다들 불만이 있는데 공연히 얘기했다가 자녀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쉬쉬 하는 분위기... 쩝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네에 겨울 잠바가 한벌 걸려져 있네요. 운동장에 이렇게 눈에 띄는 옷이나 가방이 놓여져 있는게 가끔 보입니다. 누군가 챙길만도 한데 아마 아이들이 몇 없다보니 분실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냥 방치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신경을 안 쓰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반대로 시골이라서 그런 부분에 대해선 걱정을 덜해도 되어서 편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말썽, 사고는 40년 전인 1970년대나 지금이나 별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교생 다합쳐봐야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 때 한반 60명도 안 되는데.. 그 중에선 폭력을 쓰는 애도 있고, 괴롭히는 애들도 있어서 가끔 말썽을 피웁니다. 심할 때에는 학교선생님들이 혼을 내고 피해자에게 사고를 하도록 시키는 것 같은데 뭐 그래봐야 효과는 단기간... 뭔가 찝찝한 끝맛을 남깁니다.


환경적인 면에서는 현재의 초등학교가 부럽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1970년대 국민학교가 더 그리운 것은 다 지나간 추억이라서 그럴까요?


어릴 때 소쿠리들고 송사리, 땡파리 잡으러 다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