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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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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4. 00:35 육아이야기

둘째의 출산 예정일이 7월이라 한참 아이 이름 짓기(작명)로 생각이 깊습니다. 첫째의 경우에는 양가 부모님께 이름을 제가 지을 거라고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내도 자녀의 이름을 결정할 권한은 아무래도 아버지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저 역시도 작명소에 돈 주고 작명을 받는 것보다는 아내와 제가 많이 고민해서 마음에 드는 걸 찾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우선 꼬맹이 이름을 짓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 아내와 제가 생각 나는 대로 서로 얘기도 해보고, 인터넷으로 예쁜 이름도 찾아보고, 예쁜 우리말도 찾아보고... 

그래도 평생 불릴 거라는 압박감에 정말 정하기가 어렵더군요.

흔한 이름으로 정해야 명이 길다는 얘기도 있죠. 김수한무 거북이와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옛날 개그가 생각이 나네요. 그래서인지 동명이인이 흔하다는... 하지만 전 그건 원치 않고... 

아들은 돌림자(항렬)가 있지만 첫째는 딸이라서 그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자로 해야 하나? 순우리말로 할까? 좀 생각은 했습니다.

이리저리 한참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출산 좀 전에 맑고 총명한 느낌이 드는 순 우리말 이름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출산 후에 저희 어머니도 그렇고 장모님도 작명소에서 이름을 지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직접 이름을 지었다고 돈 낭비 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돈 들여서 작명을 해서 봉투로 해서 보여주시더군요...

작명 비용이 보통 10 ~ 30만원 정도 되고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30개 정도 후보를 보여준다든데 두 분 모두 2개씩 가지고 오셨는데 네 개 모두 전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지은 이름은 무슨 강아지냐?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ㅋㅋ 어쨌든 제 고집을 꺾을 사람은 없어서 그대로 굳었습니다.

이번 둘째는 그전에 한 번 고민했던 게 있어서 그런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해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더군요...

그렇게 아내와 얘기하다가 한순간 첫째와 한 자가 같은... 돌림자가 들어가는 맑고 밝은 한자 이름을 생각해 냈습니다. 아내가 조금 발음이 무겁지만 마음에 든다고 태명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부르다보니 처음에 좀 무겁게 느껴졌던 발음도 자연스러워지고 익숙해지더군요.

그 이후로 계속 태명과 비교하게 되어서 제가 다른 이름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태명이 그냥 굳어져서 계속 부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득 인명용 한자표가 생각이 났습니다. 즉, 사람 이름으로 쓸 수 있는 한자와 한자마다 쓸 수 있는 독음이 정해져 있어서 그외 한자는 인명용으로 등록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인명용 한자표를 뒤적거려 봤더니... 헉 둘째 태명이 한자인데 인명용 한자에서는 한 글자가 빠져 있더군요... 세상에 이런 일이...

태명이 그대로 굳으면 첫째둘째 돌림자에 한자 없이 우리말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게 될 텐데... 홈..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또 작명을 하실 가능성이 높으니 다음 달에는 미리 말씀드려놓을 생각인데 역시 이름 짓기는 어렵네요.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