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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8. 14:05 시골이야기

시골로 귀촌해서 생활하면 직접 수리할 것이냐? 아니면 돈 주고 맡길 것이냐? 하는 고민을 정말 자주 합니다. 물론 넉넉한 자금을 가지고 내려온 경우에야 뭐든 현금으로 하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사람들을 노리고 전원주택이라면서 비싼 값에 팔아먹으려는 업자들도 흔합니다. 귀촌을 계획하고 약 3 ~ 4년 매물을 찾아다녔는데 정말 황당한 경우도 종종 부딪혔습니다.


잔디밭에 멋있는 정원수, 정원석, 야외조명을 꾸며놓고서는 정말 싸게 나왔다며 부르는게 몇억원, 그런데 정작 건물은 조립식 판떼기 주택... 도심지 아파트에서만 살아보신 분들이야 외모만 멋있게 꾸며져 있어도 그림같은 집이라며 혹하는데.. 그런데서 겨울나기는 힘듭니다. 한달 몇십만원어치 경유 들이부어봐야 전혀 안 따뜻합니다.



시골집엔 어디든 밖에 잔디물주기 위한 외부수도가 있는데 겨울이면 동파되어서 꽁꽁 빙판을 만들기 쉽상입니다. 정말 보기엔 멋있지만 실속은 없고, 차라리 직접 돈들여서 공사하면 그보다 훨씬 싼값에 더 멋지게 지을 수도 있습니다.


촌집도 재래식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고쳐놓고, 주건물만 지붕을 강철강판에 기와모양으로 개조해놓고서는 2~ 3천만원 이상 뻥튀기 시켜놓은 매물도 흔합니다. 멋도 모르고 사다보면 바가지 쓰기 쉽상이죠.


정작 현실은 매물이 넘칩니다. 단지 광고하고 팔기 힘들고 주인들도 타지에 살다보니 팔지도 못하고 그냥 방치되어 있는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빈집이 정말 많습니다... 그 중에 제대로 관리도 안 되고 비와 바람에 그냥 방치된 것은 점점 폐가가 되어가는 거죠...


물론 본인이 싸게 마음에 드는 촌집을 매수해도 업자들에게 맡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번은 폭 1.5미터 깊이 1미터 작은 구덩이 하나를 파야해서 비용을 물어봤더니 하루 1인당 일당 50만원으로 인력 2 ~ 3명은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나마도 하루에 된다! 이것도 아니고 해보고 안 되면 며칠 걸릴 수도 있다고... 참.. 현실 모르고 귀촌한 얼뜨기 도시촌놈에게 바가지 씌울려는 업자가 흔합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결국 촌집을 사서 직접 고쳐서 살기로 해서 지금 사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손재주가 전혀 없는 제가 직접 공구를 들고 이것저것 고쳐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는 원래 소를 키웠던 외양간이었던 것 같은데 장기간 아무것도 키우지 않고 창고로 사용해서 그런지 정말 깨끗하더군요. 지붕은 원래 슬레이트였는데 슬레이트에는 석면이 들어있어서 건강에 정말 안 좋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철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붕으로 씌우거나 철거하는건 본인 돈으로 해야 합니다. 처음엔 철거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차량이 들어오지 못해서 pc판텔을 씌워서 장작창고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나무지붕틀은 상태가 괜찮아서 그대로 두고 제가 직접 위에 올라가서 작업했는데 정말 불안불안하더군요.. ㅎㅎㅎ;;; 그래도 인건비 생각하면 최소 100만원 정도는 아낀 것 같습니다.


보통 보면 촌집들은 슬레이트로된 창고와 건물이 몇채씩 있는 편입니다. 처음엔 1 ~ 2채 지어서 생활했겠지만 뒤에 자녀가 많아지고 소도 키우고 하면서 건물이 보통 4 ~ 7채 정도로 늘어났다가 이젠 자녀들은 다들 타지로 가서 생활하는 본채만 강철지붕에 수세식 화장실, 경유보일러로 개조한 것입니다. 슬레이트창고 등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철거하고 수리할 엄두도 못내는거죠.


현대식으로 개조하지 않아서 여전히 재래식화장실에 나무 장작으로 난방을 하는 아궁이집도 제법 있습니다.



여기도 처음 이사왔을 땐 아궁이에 화구도 없고 가마솥도 없고 균열도 좀 있어서 불안해보였는데 아내가 손을 봤더니 그래도 어엿한 아궁이로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손재주가 없다보니 섬세한 부분은 아내에게 맡깁니다~ ㅎㅎㅎ


원래 까만 무쇠 가마솥을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가마솥은 처음 구입하면 한동안 신경써서 길들여야 한다더군요.


솥 길들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가벼운 알루미늄 가마솥으로 구입했습니다. 딱히 길들이지 않고 편히 사용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가격도 더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수리해야할 곳은 많이 보이는데 관련 기술도 없고 하니 제대로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본업도 있고 하니 집수리는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요즘 처럼 추운 날씨엔 공사는 어려우니 땔나무하러 가끔 산에 올라가는게 일입니다.


풍족하고 폼나는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즐겁고 행복한 시골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