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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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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7. 02:37 추억쌓기

시골로 귀촌한지 2년.. 올해 처음으로 제대로 밤을 수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떨어지는 건 늦밤입니다. ㅎ 처음 들어보는 용어죠?


한 한달 정도 전에 마을 할아버지께서 밤수매를 하신다고 포대 한 자루를 들고 농협 수매장까지 태워드리면서 잠시 얘기를 했습니다. 그 때 가지고 가시는 것은 올밤이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올밤??? 하고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갸우뚱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듣다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올밤은 추석 전에 일찍 익어서 떨어지는 밤인데.. 그런 나무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평범하게 떨어지는 것은 반대로 늦밤이라고 하시고...


올밤은 나오는 양이 적어서 직접 농협 수매장으로 가지고 가야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에 비해서 늦밤은 마을 마다 지정된 장소에 포대에 넣어서 모아두면 단위농협에서 트럭으로 싣고 갑니다. 포대자루에 이름을 적어두면 정산은 나중에 하는 모양입니다.



수매하는 곳에 갔더니 9시도 안 됐는데 벌써 일을 하고 계시더군요... 원래 시골은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을 선별하는 선별기의 물속에 퐁당퐁당 넣으면 상하고 덜 여문 것은 물에 뜨고, 잘 익은 묵직한 것만 벨트를 따라서 쭉 올라가서 크기를 선별하는 통 안에서 데굴데굴 돌아갑니다.


그래서 크기가 작은 것부터  나와서 소, 중, 대, 특대로 나눠져서 포대자루로 들어갑니다. 보고 있으니 재미나더군요. ㅎ



그렇게 나눈 다음에 크기 별로 수매가를 계산해서 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농협 밤수매가소 1800원, 중 2000원, 대 2200원, 특대 2500원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할아버지께서 가지고 오신 포대는 20kg이 좀 넘어서 5만원 조금 넘게 나왔씁니다. 나름 용돈은 되네~ 하시더군요. ㅎㅎㅎ


지금은 10월 초.. 밤도 많이 익어서 떨어졌는데 오늘 태풍으로 거의 다 떨어진 것 같네요. 덤으로 모과도 몇개 떨어지고...



가을이 깊어가며 늦게 떨어지는 늦밤일수록 영양을 많이 축적해서인지 탱글탱글 알밤입니다. 크기도 크고 탱탱한데 대신 벌레먹은 애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들어가는지 아직 익어서 떨어지지도 않았는데도 요령껏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줍자마자 물에다 담궈놓습니다. 뜨는 것은 알맹이가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벌레가 많이 먹어서 가벼운 것이라서 그대로 걸러서 버리고, 나머지는 그대로 물속에 하루 정도 놔둡니다. 그럼 밤벌레들도 다 죽거든요.


그 다음에 김치냉장고나 냉동실에 보관하면 됩니다. 저희는 밤가위로 깍아서 냉동보관하면서 밥할 때 몇개씩 넣어먹고, 조림도 해먹습니다.


대충 올해 60 ~ 80kg은 수확한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보내고 우리 먹을 것 하고 했는데 오늘도 제법 주워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올해도 가을이 익어갑니다.

posted by 별이그림자